7월 11일 넋두리
7월 5일 현대 모비스 알고리즘 대회 본선에 갔다 왔습니다. 사실 예선을 볼 당시 이삿짐 알바 하다가 중간에 빠져서 자리 깔고 쳤기 때문에 큰 기대를 하지는 않았습니다. 그런데 일반부는 생각만큼 빡빡하지 않았던 건지 운 좋게도 본선에 나갈 기회를 받았습니다.
물론 본선은 보기 좋게 망쳤습니다. 1번은 5분 만에 풀었는데, 2번을 이분탐색 + 그리디로 접근해서 만점을 받지 못하는 바람에 한 시간을 허비해버렸습니다. 2점만 긁고, 3번으로 넘어갔습니다. 전형적인 구간 쿼리 문제인데, 실전에서 스플레이 트리를 팀 노트도 없이 써먹겠다는 미친 생각을 실제로 옮기려다 실패했습니다. 정확하게는 풀이를 20분만에 완성하고, 남은 100분 정도를 몽땅 투자했습니다. 10분 정도를 남겨놓고 구현을 했는데, Segment Fault가 나서 디버깅도 제대로 못해보고 허무하게 넘겨야 했습니다. 시간은 5분 남았는데, 200줄이 넘는 코드의 어디에 포인터 에러가 나고 있는지 찾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에 가까웠습니다. 대회가 끝난 후 다른 참가자들과 얘기해보니, 다들 3번 하나만 풀 작정으로 3시간을 썼다면 어땠을까 하는 의견이 많았습니다.
어쨌든 그 대회장까지 찾아간 실제 목적은 대회 참가보다도 채용설명회를 듣기 위한 게 더 컸으니 그거라도 건져야 했는데, 막상 인사담당자 앞에 앉으니 차마 할 질문도 없었습니다. 직군 대부분은 임베디드를 기본으로 하는데 기껏 웹 좀 배운 사람이 거기서 뭘 물어볼까 싶기도 하고, 그래서 그냥 시간만 하염없이 보내다가 대구로 내려왔습니다.
그리고 다시 목요일이 다시 돌아왔지만 올해 상반기는 서류 합격 하나 없이 지나갔습니다. 공채는 되는대로 넣었고 스타트업도 자격 되는 곳은 넣어봤는데 좀 그렇네요. 이제 불합격 메일은 첫 문장 읽는 순간부터 숨이 거칠어져서 확인하기도 힘들고, 그래서 아예 서류부터 내기가 무서워지는 것 같습니다. 고용센터라도 가봐야 하는지, 다른 길을 찾아봐야 할지 이제 잘 모르겠습니다.